사회 | 2024.03.27

미혼 女 21.3%·男 13.7% “출산 생각 없어”

“이미 출산 생각을 포기했어요. 출산이라는 경험 자체를 하기 싫어요.”

학원 강사 김모(29·대구 중구)씨는 비출산주의를 선택한 이유로 경제적 여건과 경력 단절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결혼·출산이 돈도 많이 들고 혼자인 것도 편한데 그저 애를 낳으라고만 하는 사회 분위기에 공감할 수 없다”고 했다.

미혼 남녀의 무자녀 선호 가치관 속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혼 여성 5명 중 1명, 남성 7명 중 1명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제1차 국민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 여성 중 21.3%, 미혼 남성 중 13.7%가 무자녀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한달여간 만 20~44세 미·기혼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무자녀를 희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자녀의 성장기에 드는 비용 부담과 성장 환경에 대한 우려가 꼽혔다.

전체 응답자 중 96%는 ‘자녀는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에 동의했고 ‘자녀들이 겪게 될 미래가 걱정된다’는 응답도 88.8%에 달했다. 

이어 ‘자녀는 여성의 경력에 제약이 된다’에 77.6%, ‘자녀는 부모의 자유에 제약을 준다’ 72.8% 순으로 답했다.

반면 미·기혼 남녀 모두 결혼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긍정적 가치로는 관계적 안정감(89.9%), 전반적 행복감(89.0%), 사회적 안정(78.5%), 경제적 여유(71.8%) 등이 꼽혔다. 

또 ‘부모는 자녀를 키우며 정신적으로 성장한다’와 ‘자녀의 성장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다’는 항목에는 각각 92.3%와 83.0%가 동의했다.

협회 관계자는 “미혼 남녀의 무자녀 선호 가치관은 현재 초저출산 현상이 장기화되는 것에 영향을 준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저출산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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